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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in-put/마음의 양식 (8)
삶의 한가운데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면서, 축 쳐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평행광선을 굴절시켜서 한 촛점에 모아가지고 그 촛점이 따근따근해지다가, 마지막에는 종이를 그을리기 시작하고, 가느다란 연기를 내면서 드디어 구멍을 뚫어 놓는 데까지 이르는, 고 얼마 안되는 동안의 초조한 맛이 죽고 싶을 만큼 내게는 재미있었다. 나에게는 인간 사회가 스스러웠다. 생활이 스스러웠다. 모두가 서먹서먹할 뿐이었다. 아내는 하루에 두 번 세수를 한다. 나는 하루 한 번도 세수를 하지 않는다. 잠결에도 바위 틈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졸졸 하고 언제까지나 귀에 어렴풋이 들려 왔다. 우리 부부는..
canon 300d/tudor200photo by biyo "그렇게 우리는 조류를 거슬러 가는 배처럼 과거의 파도에 밀려 가면서도 끊임없이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스콧 피츠 제랄드, "실연했는데 억지로 기운 내려 애쓰는 것은, 미처 익지도 않아 시퍼런 바나나를 레인지에 넣어 노랗게 만들려는 것" -요시모토 바나나, "내가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개인적 목적)와 이 지구라는 행성에 어떤 도움을 주기 위해 왔는지(사회적 목적)가 온전하게 결합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각성이 아닐까 싶다.""마음의 시간은 육체의 시간보다 더디게 흐른다. 하루를 온통 추억 속에서 보낸 날은, 그래서 참 오래 산 기분이 들곤 한다." -위지안,
오랜만에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간단히 씻고 나와 집 근처에 있는 서강대교 위를 걸었다. 아침부터 햇볕은 따뜻했고 강물은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다. 서강대교 끝을 찍고 다시 되돌아 가는 길에 대교 아래로 가로질러 나 있는 ‘다리의 다리’인 교각(橋脚) 에 물 그림자가 그물망 같은 무늬를 만들어 내며 위 아래로 일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물 그림자가 개구쟁이처럼 눈웃음을 지으면서 장난스럽게 단단한 철근 콘크리트 교각을 간지럽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다리 난간에 팔을 포개어 기대고 서서 일렁이는 물 그림자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보니 머릿속에 ‘교각도 아무렇지 않은 체 하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모습이 인간과 죽음의 관계가 아닐까 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