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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유럽여행 (4)
삶의 한가운데
초여름이다. 구름은 뭉게뭉게 낮게 떠 있어 손을 들어 솜사탕을 먹듯 조금 뜯어서 입안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적 나는 구름이 무슨 맛일 지 궁금했다. 얼마나 궁금했는지 하루는 구름을 먹는 꿈을 꿨다. 구름 위로 폭 하고 떨어진 나는 구름에 입을 갖다 대었다. 내가 먹은 구름은 맛이 없었다. 그냥 먼지 냄새가 나는 물 맛. 한 데 뭉쳐놓은 부슬비를 먹는 것 같은 질감이었다. 이야기가 약간 다른 곳으로 샜는데 내가 지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프랑스 리옹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의 도시 리옹, 방금 기차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에 비친 나를 보고 내가 지금 어린왕자 팬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슨 인연인걸까. - 어린 왕자에 관한 ..
바르셀로나 바께리아 시장에서 본 아이들 사내아이 둘이 나뭇가지로 문닫은 상점 셔터문에 낙서를 하고 있었다.내가 사진을 찍고 나서 두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려는 데, 아이들의 부모님이 멀리서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부르시는 바람에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두 아이는 나뭇가지를 버리고 부모님에게 달려가 버렸다.당시엔 그냥 낙서를 하고 있었겠지 하고 셔터를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막상 사진을 보니 아이들이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몬세라트로 올라가는 산악기차 안에서 바르셀로나 근교 몬세라는 정말 높고 가파른 돌산 위에 있는 곳이었다.그래서 산악기차를 타고 올라가야했는데 그 날 날씨가 정말 정말 좋아서 기차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뜻하고 반짝거렸다.당시엔 여행 후반이라 육체적으로 지쳐있어서 그 아름다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