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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in-put/마음의 양식 (8)
삶의 한가운데
돌이켜 보면 이 소설을 쓰고 있었던 1년 반가량은 제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주 힘겹고 흥미로웠으며 행복한 기간이었습니다. 늘 자신이 잘 못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지만, 첫 걸음은 또 늘 그렇게 시작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제 주위, 또 당신을 포함해서 당신 주위에는 '골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살아가기 힘든 무엇, 재능이나 결손 등을 언제나 부둥켜안고 인생을 걸어가는 사람. 하지만 이 세상을 사는 어떤 사람도, 주위에 상관없이 자신이 있고 싶은 위치에서 마음껏 살아도 좋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것만 같아, 잊지 않으려는 강한 마음으로 작품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위로받고 싶을 때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읽는다. 소설 는 사실 그렇게 좋진 않았다. 쉽게 읽히고 그려져서 그냥 끝까지 갔을 ..
Canon eos5 + kodak200 격심한 우울증의 고통은 그 병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울증이 많은 경우 자살로 마감되는 것은 그 고통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고통의 본질에 관한 전반적인 인식이 있어야만 이로 인한 무수히 많은 또다른 자살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 많은 경우 의학적인 치료나 입원을 통해 - 대다수 사람들은 우울증을 극복한다. 이들은 정말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을 수 없었던 비극적인 사람들에게 비난을 퍼부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말기 암의 희생자들을 비난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41page 중증의 우울증 상태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제2의 자아가 따라다니는 것 같다고 말한다. ..
Canon eos5 + kodak200- ......하지만 그보다 내게 더 큰 고통으로 남아있는 것은 그 시절이 내게 심어놓은 공포와 쓰라림이라는 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필요한 것으로 보였던, 걸려있는 돈이 워낙 중하기에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는 그런 일을 마음에 없는 말을 해가며 비위를 맞추면서 노예처럼 일한다는 것, 그리고 별것 아니지만 소유자에게는 중요하고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면 죽는 거나 마찬가지인 재능이 소멸하고 있다는 것, 나 자신, 나의 영혼과 더불어 소멸하고 있다는 생각, 이 모든 것들이 꽃 피는 봄날을 갉아먹고 나무속을 파먹는 녹이 되어 갔습니다. 하지만 내가 말했듯이 나의 숙모는 돌아가셨지요. ...... 지갑에 은화를..
그러므로 자기가 겪은 일을 글로 쓰는 사람을 노출증 환자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노출증이란 같은 시간대에 남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병적인 욕망이니까. -36p 날이 밝아도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아무런 계획이 없는 무의미한 하루가 내 앞에 버티고 있었다. 시간은 더 이상 나를 의미있는 곳으로 이끌어주지 못했다. 단지 나를 늙게 할 뿐이었다. -47p 그 사람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일들이 다른 여자가 겪은 일인 것처럼 생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사람 덕분에 나는 남들과 나를 구분시켜주는 어떤 한계 가까이에, 어쩌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65p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