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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비가 예전만 못하다. 아니 예전만 못한 것은 내 감성인지도 모르겠다. 어릴 땐 비가 오면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둥둥 떠다녔다. 비가 오는 날이면 꼭 우산을 쓰고 나가 산책을 했었는데 지금은 딱히 감흥이 없다. 현실세계에서보다 차라리 닌텐도 동물의 숲의 내 마을에 비가 내리는게 더 기분 좋다. 내 캐릭터에게 비 오는 날 어울리는 옷을 입히고 예쁜 우산을 골라 들게 한다. 그리고 마을을 뛰어다니며 빗소리를 듣는 것이다. 비가 오면 그 마을에서는 귀한 물고기들이 잡힌다. 그래서 낚시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들어가 음악을 틀어놓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잔다.
흠뻑 젖었다 마른 노트 위에 현재완료를 이해하기 위한 문장들이 꾸깃꾸깃 나열된다 과거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재를 만든 과거가 있었다고 말해주는 문법 Tom has lost his key Margaret has broken her leg The bus fare has gone up (from 80 to 90) Maria’s English has improved Dan has grown a beard A letter has arrived The temperature has fallen 탐은 키를 잃어버렸고 여전히 잃어버린 상태고 마가렛은 다리가 부러졌고 여전히 뼈가 붙지 않았고 버스 요금은 10센트나 올랐으며 마리아는 옛날보다 유창하게 영어로 얘기할 수 있을 테고 댄은 계속해서 턱수..
- 영상 [00:03:12:00] 오랜만에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간단히 씻고 나와 집 근처에 있는 서강대교 위를 걸었다. 아침부터 햇볕은 따뜻했고 강물은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다. 서강대교 끝을 찍고 다시 되돌아 가는 길에 ‘다리의 다리’인 교각(橋脚) 에 물 그림자가 그물망 같은 무늬를 만들어 내며 위 아래로 일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물 그림자가 개구쟁이처럼 눈웃음을 지으면서 장난스럽게 단단한 철근 콘크리트 교각을 간지럽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다리 난간에 팔을 포개고 기대어 서서 일렁이는 물 그림자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보니 머릿속에 ‘교각도 아무렇지 않은 체 하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과 죽음의 관계가 아닐..
*Oil on Canvas 72.7 x 60.6 cm 좋아하는 숲에 가면 나무들이 바람에 따라 잎사귀와 얇은 나뭇가지들을 살살 흔들어 위로 부풀렸다가 가라앉히기를 반복하며 나를 반겨준다. 나도 다리를 살짝 굽혀 인사하곤 숲 가운데를 따라 놓인 나무다리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다. 양쪽으로 펼쳐진 초록과 갈색의 생명들은 빛을 머금기도 하고 그늘 속에 숨기도 하며 제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러면 나는 너무나 반가워서 커다랗게 미소 짓고 노래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