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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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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
앙고라토끼의 시야각은 약 350도라고 한다. 그러니까 가만히 앉아서도 자기 뒤통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 알 수 있다는 거다. 카페에서 일을 하면 앙고라토끼가 된다. 에스프레소를 템핑 하면서도 손님이 들어오는 걸 보고 '어서 오세요.'를 외치고,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몇 초 안에 컵에 얼음과 물을 담으며 입으로는 '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은 뒤통수에 눈이 달린 것처럼 시야각이 넓어야지만 가능하다. 꼭 카페가 아니어도 서비스직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저절로 시야는 넓어지고 눈치가 빨라진다. 그런데 아무리 일을 해도 이게 안 되는 사람이 있다. 토끼들이 일하는 곳에 호랑이 한 마리가 들어온 셈이다. 육식동물은 시야가 좁다. 눈 앞에 있는 먹잇감을 노려야 하기 때문에 ..
돌이켜 보면 이 소설을 쓰고 있었던 1년 반가량은 제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주 힘겹고 흥미로웠으며 행복한 기간이었습니다. 늘 자신이 잘 못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지만, 첫 걸음은 또 늘 그렇게 시작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제 주위, 또 당신을 포함해서 당신 주위에는 '골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살아가기 힘든 무엇, 재능이나 결손 등을 언제나 부둥켜안고 인생을 걸어가는 사람. 하지만 이 세상을 사는 어떤 사람도, 주위에 상관없이 자신이 있고 싶은 위치에서 마음껏 살아도 좋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것만 같아, 잊지 않으려는 강한 마음으로 작품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위로받고 싶을 때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읽는다. 소설 는 사실 그렇게 좋진 않았다. 쉽게 읽히고 그려져서 그냥 끝까지 갔을 ..
50F, oil on canvas, 2016 “중심을 너 자신한테 둬야 해. 바깥에 중심을 두면 끝도 없다? 난 네가 꼭 뭔가 이룰 거라고 믿어. 혼란할 때일수록 이제 해야 할 건 바깥에 두고 있는 중심들을 다 깡그리 모아서 집어치우고 네가 뭐가 옳고 그르다고 느끼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해.” 스물일곱 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꿈을 모르는 스스로가 한심했던 내게 혀가 꼬부라진 사장님이 말했다. 꼰대 같은 말이라고, 당신은 이미 성공한 사업장을 가졌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들었지만 어쨌든 ‘네가 꼭 뭔가 이룰 거라고 믿어.’라는 말이 너무 고마워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아무 말도 나누지 않고 소주를 한 잔 나눴을 뿐인데 나의 요즘 고민을 꽤 뚫어보는 그 말에 조금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