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필름
- 캐논
- 필름사진
- 필름카메라
- 햄치즈아저씨
- film
- 보이는어둠
- 자기만의방
- 성적매력이란무엇인가
- 버니앤키티
- 삶의한가운데
- canon eos 300v
- Kodak200
- Canon
- tudor200
- 필름 사진
- 동물의시야각
- 홍대
- 풋풋한이소라님
- 윤문자
- 전영례
- 여행
- 문학과인생
- 김종순
- 앙고라토끼
- canonet QL17
- 윌리엄스타이런
- 유럽여행
- filmcamera
- 사진
- Today
- Total
목록전체 글 (76)
삶의 한가운데
- 영상 [00:03:12:00] 오랜만에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간단히 씻고 나와 집 근처에 있는 서강대교 위를 걸었다. 아침부터 햇볕은 따뜻했고 강물은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다. 서강대교 끝을 찍고 다시 되돌아 가는 길에 ‘다리의 다리’인 교각(橋脚) 에 물 그림자가 그물망 같은 무늬를 만들어 내며 위 아래로 일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물 그림자가 개구쟁이처럼 눈웃음을 지으면서 장난스럽게 단단한 철근 콘크리트 교각을 간지럽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다리 난간에 팔을 포개고 기대어 서서 일렁이는 물 그림자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보니 머릿속에 ‘교각도 아무렇지 않은 체 하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과 죽음의 관계가 아닐..
*Oil on Canvas 72.7 x 60.6 cm 좋아하는 숲에 가면 나무들이 바람에 따라 잎사귀와 얇은 나뭇가지들을 살살 흔들어 위로 부풀렸다가 가라앉히기를 반복하며 나를 반겨준다. 나도 다리를 살짝 굽혀 인사하곤 숲 가운데를 따라 놓인 나무다리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다. 양쪽으로 펼쳐진 초록과 갈색의 생명들은 빛을 머금기도 하고 그늘 속에 숨기도 하며 제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러면 나는 너무나 반가워서 커다랗게 미소 짓고 노래하기 시작한다.
작년 생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종로구 일대를 마구 돌아다녔다. 올해 생일은 어떤 모습일까? Canon eos5 + vista200,kodak200
상념(想念) :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 - 자투리 공간에 저의 생각들을 그리고, 적습니다 얼마 전, 한 친구와 새벽까지 통화를 하다가 "넌 갑자기 파도처럼 우울함이 밀려오면 어떻게 해?"라는 질문을 들었다. (감성적인 친구예요) 잠시 고민을 하며 아무 말 못하고 있자, 그 친구는 이어서 "난 그런 때면 막 패닉 상태가 되고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라고 입을 떼곤, 자신의 우울함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통화는 그렇게 친구의 우울에 대해 들어주고 달래주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친구의 질문은 계속해서 제 머릿속에 맴돌았다. 넌 우울함이 밀려올 때 어떻게 해? 나는 종종 우울해진다. 이 우울함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노력한 일이 물거품이 되었을 때와 같이..
얼마 전 아르바이트하는 카페에서 유자청을 만들었다. 매니저님이 고무장갑을 끼고 울퉁불퉁 제멋대로 생긴 유자의 겉면을 굵은소금으로 박박 잘 닦아서 나에게 주면, 난 유자를 반으로 잘라 껍질과 과육을 분리했다. 사장님은 껍질을 칼로 채 썰고 나와 매니저님은 유자 과육에 들어있는 씨를 발라냈다. 유자 과육엔 귤이나 오렌지와는 달리 큼직큼직한 씨가 깍지콩처럼 들어있어 비닐장갑을 끼고 일일이 분리해야 했는데, 조금 귀찮긴 했지만 둘이서 잔뜩 수다 떨며 하니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속살만 남은 과육을 믹서로 살짝 갈아 채 썬 껍질과 함께 소독한 유리병에 설탕과 1:1 비율로 층층이 잘 넣고 일주일 정도 숙성 시키면 향긋하고 달콤한 유자청이 완성된다. 유자 20개 분량을 일일이 다듬고 손질하려니 힘들었지만 여..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면서, 축 쳐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평행광선을 굴절시켜서 한 촛점에 모아가지고 그 촛점이 따근따근해지다가, 마지막에는 종이를 그을리기 시작하고, 가느다란 연기를 내면서 드디어 구멍을 뚫어 놓는 데까지 이르는, 고 얼마 안되는 동안의 초조한 맛이 죽고 싶을 만큼 내게는 재미있었다. 나에게는 인간 사회가 스스러웠다. 생활이 스스러웠다. 모두가 서먹서먹할 뿐이었다. 아내는 하루에 두 번 세수를 한다. 나는 하루 한 번도 세수를 하지 않는다. 잠결에도 바위 틈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졸졸 하고 언제까지나 귀에 어렴풋이 들려 왔다. 우리 부부는..